- 등록일 200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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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체질허약화 가속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건설업 통계조사(잠정)결과는 건설업의 왜곡된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건설시장의 규모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데 비해 업체수는 급증, 업체들의 체질허약화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7년 26억4천만원에 달했던 1개 업체당 평균공사액은 2000년 18억4천만원으로 3년새 무려 30.3% 감소했다.
권오술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외환위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당 공사액이 큰 폭으로 감소, 결국 수익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은 특성상 일정 외형을 유지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액 감소는 수익성악화, 기술개발투자
여력부족으로 이어져 결국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평균수주액이 감소한 것은 등록기준완화와 소액공사에 대한 적격심사기준의 완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이른바 페이퍼컴퍼니 등 부실·무자격 업체의 양산을 부채질, 시장의 수주질서가 왜곡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제도의 변화가 건설시장의 구조를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부터 소규모공사에 대한 시공실적 평가를 강화하는 보완책을 내놓았다.
또 자본금 등 건설업등록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관련 법령도 곧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왜곡된 시장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설업 총공사액:2000년 건설업의 총공사액은 99조3천800억원으로 99년보다 1조6천930억원(1.7%) 증가했다.
지난 96년 사상처음 100조원을 처음 넘어선데 이어 97년에 119조7천190억원을 기록했던 총공사액은 98년에
12.9%가 감소한데 이어 99년에도 6.4%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경상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지난해도 건설시장의 축소는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업 디플레이터가 99년 110.4에서 114.4로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건설업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도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종합건설업의 공사액은 47조3천420억원으로 전년보다 4%가 감소한 반면 전문직별공사업은 52조380억원 7.6%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공사액에서 종합건설업체의 공사액비중은 99년 50.5%에서 47.6%로 떨어진 반면 전문직별 공사업의 비중은
52.4%로 역전됐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가 마무리되는 등 대규모 공사는 줄었지만 이동통신업자의 기지국 건설 등으로 정보통신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한데 따른 것이라는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실제로 전문직별공사업 가운데 통신은 무려 40.5%가 늘었으며 전기(9%) 설비(5.5%) 전문(3.3%) 기타(7.4%)
등 전업종이 증가했다.
발주자별로는 국내공사액의 경우 92조9천630억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했고 해외공사액은 6조4천170억원으로 0.2%
늘었다.
공사종류별로는 건축공사의 경우 49조5천710억원으로 2.5%가 증가했다.
이는 공장(76.1%) 경기장(20.9%) 등 비주거용이 활기를 보인데 주원인이 있다.
그러나 주택 아파트는 8%가 감소했는데 지난해 경기 용인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 난개발방지대책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지적했다.
지난해 전국의 주거용 건축허가면적은 7.7%가 감소했는데 경기지역은 무려 42%가 줄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 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비중이 44조2천550억원으로 국내공사액의 47.6%를 차지, 수도권 집중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도별로는 경기(15%) 제주(13.7%) 울산(11.4%)등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반면 인천은 국제공항건설이
마무리되며 20.9%가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건설업 사업체수:99년에 5천54개로 5천개사를 넘어선데 이어 2000년에는 5만4천97개를 기록, 한 해 동안만
4천43개사(8.1%)가 늘었다.
건설업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정책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이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고 자본금 기준이 5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되는 한편 적격심사가 완화됨에 따라 신규업체가
급증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종합건설업체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98년 3천677개였던 종합건설업체가 99년에 4천448개로 늘어난데 이어 2000년에는 5천726개사로 5천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증가율만도 28.7%에 달한다.
이에 비해 전문직별공사업은 4만8천371개사로 전년에 비해 6.1%가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8.6%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전문(8.5%) 전기(6.9%) 설비(5.1%) 기타(2.2%)
등의 순이었다.
조직형태별로는 법인이 3만4천943개사로 16.2% 증가했으며 법인업체의 비중도 99년 60.1%에서 2000년
64.6%로 높아졌다. 반면 개인업체는 1만9천154개사로 4.1% 감소했다.
◇1개 업체당 공사액:99년보다 5.6%가 감소한 18억4천만원에 그쳤다.
평균공사액은 지난 97년 26억4천만원을 기록한 이후 98년 22억4천만원, 99년 19억5천만원 등으로 3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기간동안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업체들의 경영악화는 수치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종합건설업의 경우 98년 155억4천만원이던 것이 99년 110억8천만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2000년에는
82억7천만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의 전년도 대비 하락률은 25.4%에 달해 98년에 비해 거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평균공사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시장은 위축되고 있는데 반해 업체수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업체수가 28.7%가 증가했으나 공사액은 오히려 4%가 감소했다.
즉 99년에 10사람이 나눠먹던 빵을 지난해에는 더 작은 빵을 13사람이 나눠 먹은 셈이다.
그러나 전문직별공사업은 99년 10억6천만원에서 2000년 10억8천만원으로 1.9%가 증가했다.
통신공사업은 15억4천만원으로 29.4%가 늘었으며 설비, 전기 등 전문공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이 늘었다.
/朴奉植기자 parkbs@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