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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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의 뚜렷한 불황 조짐 속에서도 일부 중견건설업체들이 신규인력 충원, 브랜드 이미지 재편 등 공격적 실력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몇년간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급성장해 온 이들 업체 상당수가 브랜드가치, 인재 활용면에서의 메이저업체에 비해 상대적 한계를 뼈저리게 느껴왔기 때문에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재, 브랜드 정비가 급선무란 판단 때문이다.
29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대형업체들이 신규 인력을 영입하고 브랜드를 정비하거나 광고모델을 교체하는 등 메이저업체에 못지 않은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기 불구 적극적 인력 확보
불경기 속에 메이저업체들조차 신규 인력 충원을 꺼리는 분위기지만 일부 ‘잘 나가는’ 중견업체들은 사세 확장에 따른 인력수요 증가와 기업의 미래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우수인력 영입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 중 상당수가 기존 경력직 위주의 건설업 고용관행에서 벗어나 메이저업체들과 같이 우수한 신입직원 발굴작업을 병행함으로써 기존의 ‘활용’ 중심에서 ‘육성’ 중심의 고용행태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60여명을 충원했던 신동아건설은 하반기에도 70∼90여명의 인력을 추가로 충원한다는 계획 아래 홈페이지를 통한 서류접수를 진행중이다.
올해 들어 공격적 수주전략이 성과를 보이면서 하반기에만 15개 사업 9천여가구를 신규 집행해야 하는 등 사세가 급격히 확장된 데 따른 결과이며 특히 상반기 채용인력의 60%를 신입사원으로 채울 정도로 경력직보다 중장기 성장을 이끌 신입직 채용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에버빌’이란 브랜드로 공격적 주택사업에 나서고 있는 현진종합건설 역시 상반기 인력 충원에 이어 하반기에도 개발, 설계, 광고·홍보, 상품개발 등 주택부문과 실버타운 등 레저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지난 10일부터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 ‘더블 파크’란 신규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하고 주택부문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진흥기업 역시 올해 처음으로 신입 15명, 경력 25명 등 40명을 충원한다는 계획 아래 모집공고를 내고 전형을 진행중인 상태다.
KCC금강종합건설 역시 지난달 말 건축·설비부문의 신입 및 경력사원과 영업·설계부문의 경력사원을 뽑기 위한 모집공고를 낸 상태이며 보람건설도 주택개발과 분양홍보, 설계를 중심으로 신입 및 경력사원을 다음달 9일까지 모집한다.
주택부문의 신진세력으로 꼽히는 동문건설, 월드건설, 신창건설 등도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신입 및 경력사원을 충원중이거나 채용을 마치고 현장배치를 앞둔 상태이다.
이외 경력직 충원에 나서고 있는 중견대형사로는 한화건설, 풍림산업이 인터넷을 통한 상시모집체제를 구축해 수시충원하고 있고 신세계건설이 지난달 18일부터 경력사원 모집에 들어가 다음달 11일 최종 입사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경남기업 인수를 앞둔 대아건설이 다음달 7일까지 개발사업부와 기획부 직원을 충원키 위한 원서접수에 나섰고 신창건설도 주택사업과 분양관리 쪽의 경력직 사원을 다음달 8일까지 모집중이다.
신동아 조병배 과장은 “최근 몇년간 주택부문에서 급성장한 일부 중견대형사들을 중심으로 공사현장이 늘고 본사 지원업무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경력직, 계약직 중심에서 정규직, 신입직을 병행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력직 중심의 기존 채용방식이 인력을 유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내 인력구조를 기형화시키고 메이저업체에 비해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발휘할 잠재력 있는 인재 확보면에선 뒤처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며 “물론 경기하락시 충원인력이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 중견업체들이 몇년치 일감을 확보해둔 데다 추가 일감 확보를 위한 영업망 확충에 주력함으로써 이 같은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모델 교체도 잇따라
브랜드 이미지 관리면에서 일부 메이저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중견 대형업체들이 신규 브랜드 제작, TV 등 매체홍보, 광고모델 교체 등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 브랜드는 단순한 아파트의 이름이 아니라 한 기업의 분양성적은 물론, 수주여부를 좌우하는 경쟁력의 실체이며 끊임없이 관리해야 하는 무형적 자산이란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결과이다.
‘베스트빌’을 사용해 온 금호가 ‘어울림’이란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고 진흥기업도 분당과 성남의 2개 아파트사업 동시분양에 맞춰 기존 브랜드인 ‘와이드’를 ‘W-Park’로 바꾸고 적극적 홍보전략에 나서고 있다.
진흥 관계자는 “9월경 광주, 태안 지구 아파트 분양에 맞춰 TV 등 매체광고도 집행한다는 계획 아래 신규 모델 섭외 및 제반사항들을 준비중”이라며 “이미지를 중시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추세를 감안할 때 브랜드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홍보전략이 없인 아파트사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개발 전문업체인 신한도 기존 ‘S-VILL’을 대신해 ‘미지엔’이란 신규 브랜드를 도입했고 대구의 중견업체인 서한도 ‘개개인의 개성이 조화를 이뤄 모두가 즐거운 생활을 만들어가는 아파트’란 의미를 담은 ‘이다음(異多音)’을 도입했다.
남광토건 역시 기존 모회사인 쌍용과의 분리를 계기로 ‘스윗닷홈’과 ‘플래티넘’을 대신할 독자적 브랜드 개발작업을 검토중이며 새로운 경영진 등 회사매각이 일단락되는 대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브랜드파워의 강화를 위해 인지도나 효과가 미약한 기존 광고모델을 교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명 광고모델을 쓰지 않았던 금호산업과 신한이 새 브랜드 출시와 더불어 탤런트 김희애씨와 영화배우 장진영씨를 각각 새 모델로 섭외했고 풍림산업 역시 기존 모델을 탤런트 송윤아씨로 교체했다.
또한 중견업체인 영조주택이 최근 탤런트 황신혜씨를 섭외했고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까지 용인 동백지구 ‘코아루’ 브랜드의 인지도 확보를 위해 탤런트 임예진씨를 광고모델로 섭외했다.
이와 함께 신동아건설도 하반기 TV광고와 모델 섭외를 검토중이며 태영도 새로운 TV광고를 촬영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기존 모델을 대신할 새 모델을 찾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고모델의 이미지가 곧 브랜드가치를 좌우하는 관건이란 판단 때문이며 대부분 업체들이 최고 인기의 미혼 여성 연예인만을 고집하고 있어 모델료가 치솟은 데다 업체간 경쟁으로 적합한 모델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업계 홍보담당자들의 하소연이다.
이로 인해 태영은 당초 목표했던 신구세대가 모두 선호할 만한 탑클래스의 여성 연예인 섭외를 포기하고 기혼 여성 탤런트나 방송인들을 중심으로 모델을 섭외중이다.
업계 광고통으로 잘 알려진 태영의 이용섭 과장은 “웬만한 중견업체 치고 자체 브랜드와 모델을 갖지 않은 업체가 없을 정도로 브랜드가 경쟁력이란 인식이 급격히 확산돼 적합한 모델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브랜드는 이제 주택사업의 영위 여부를 떠나 소비자들에게 업체의 이미지를 축약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며 이는 기업 PR 등 기업홍보 광고가 사라지고 브랜드 홍보광고가 넘치는 최근 경향에서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특히 신규사업 수주는 물론, 분양성적까지 브랜드가치에 의해 상당부분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메이저로의 도약을 꿈꾸는 중견대형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연스런 변화이며 향후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金國珍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