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메뉴로 바로가기

건설뉴스

  • 등록일 2003-09-16
  • 담당부서
  • 조회수89
지난해 수해의 진원지가 됐던 영동군 초강천과 궁촌천 등이 올해 태풍 ’매미’로 다시 수해를 유발시키자 수해복구공사가 허술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촌면 궁촌리의 경우 지난 12일밤 호우로 인근 궁촌천이 넘쳐 주택 5채가 침수되는 바람에 주민들이 대피하고 장롱 등 집기와 가전제품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당했다.

이 마을은 지난해 태풍 ’루사’때도 궁촌천 강물이 들이닥쳐 가옥 4채가 침수·파손되는 피해를 보는 등 2년 연속해서 물난리를 겪었다.

주민들은 지난해 수해후 제방보강이 절실했는데도 허술한 돌망태로 둑을 쌓아 갑자기 늘어난 강물을 당해내지 못했다며 임시변통식 수해복구공사가 수해재발을 초래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주민 김원길씨(50)는 “하천의 거센 물길을 견디려면 옹벽공사를 해야한다고 수차례나 요구했지만 ‘소귀에 경읽기’였다”며 “흙과 돌로 엉성하게 둑을 쌓고 돌망태를 씌운 부실한 수해복구공사가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영동군의회 이양근 의원도 “수차례나 집행기관에 설계변경을 요구했지만 예산타령에 밀려 허사였다”고 말했다.

초강천 물이 덥쳐 저장중이던 표고버섯 수천톤을 떠내려보낸 상촌표고영농조합법인의 상촌면 임산리 저온저장고 피해도 인접 초강천의 허술한 수해복구공사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곳은 지난 12일 초강천이 범람하며 법인 사무실과 저장고가 물에 잠겨 회원 70여명이 생산해 보관하던 표고 5000㎏과 집기 기계설비 등이 수장돼 4000여만원의 피해를 봤다.

회원들은 지난해 수해를 입은 맞은편 쪽 제방만 높이고 보강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저장고쪽 물살이 빨라지고 수압이 세져 이번 수해가 초래됐다며 안일한 행정을 지적하고 있다.

수해를 입은 구간만 공사를 하고 이곳의 공사로 영향을 받는 나머지 구간은 방치하는 근시안적 행정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법인대표 박운갑씨(50)는 “시행청인 충북도와 시공업체에 저장고쪽에도 옹벽을 쳐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묵살됐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피해지역 실사까지 벌인후 배정한 예산으로 복구공사를 치르다 보니 주민들의 의견을 완벽하게 반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피해가 발생한 초강천 등 하천제방 27곳 대부분이 지난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복구공사에서 제외됐던 구간으로 드러나 정부의 피해지역 산정과 예산배정 기준 등이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혁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