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0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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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는 곧 건설’이란 등식은 이번 남해안과 강원일부를 초토화시킨 태풍 ‘매미’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한 수해복구사업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특히 추석연휴에 초유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매미’의 인프라 피해액이 갈수록 늘어나 지난해 ‘루사’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달말에 정부가 확정할 종합수해복구사업의 전모에 대한 건설업계와 건자재 등 관련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풍 매미의 재산피해액이 지난해 8월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의 5조4천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데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공공시설 피해도 3조원 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년 연속 수해복구사업이 위축된 건설과 건자재경기를 견인하는 동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는 지난해 정부가 태풍 루사의 복구사업비로 7조2천억원을 확정, 실제 복구비가 피해액보다 30%가량 많았던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태풍의 공공부문 복구사업 규모도 지난해에 버금갈 것으로 추정했다.
건자재업계는 현재 이번 태풍 매미로 인해 소중한 인명손실과 함께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한 재난상황에서 수해복구사업에 따른 신규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따라서 정부가 이달말 종합수해복구사업을 확정한 이후에나 시멘트와 레미콘, 철근, 아스콘 등 기초 건자재의 신규 수요물량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건자재관련 영업·수요예측 관계자는 올해 태풍 매미의 강도와 피해범위·규모를 감안할 때 관련 수요가 지난해 ‘루사’의 3분의2 이상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정부가 이번 수해복구에 신속한 대응과 조치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수급일정도 지난해 루사보다 앞당겨 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철근
전기로 제강사는 지난해 태풍 루사이후 수해복구사업에 따른 철근 수요가 50만톤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태풍에 따른 철근의 신규 수요는 지금까지 피해범위와 규모를 고려할 때 최소 30만톤 이상이 될 것이라는 보고있다.
업계의 추정은 지난해 태풍 루사의 경우 강원도 영동지역의 인프라시설에 막대한 손실을 미쳤으나 이번 태풍의 재산피해 상당부문이 작년과는 달리 농·어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에 기인한 것이다.
업계의 수요 예측에는 현재 복구사업이 진행중인 수해복구사업분이 포함되지 않기에 이들 태풍으로 인한 추정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전기로 제강업계는 “올해 태풍 매미가 부산·경남 등 영남권의 사회간접자본에 수조원의 피해를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부가 이번 수해를 계기로 기존에 시행중이었던 낙동강수계정비사업의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철근뿐만 아니라 관련 건자재의 수요도 동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그러나 성수기에 건설경기가 위축된데다 장마의 지속으로 인해 재고·비축량이 충분한 만큼, 올해 초와 같은 철근의 수급상황 악화는 오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멘트
내년부터 발생될 수해복구용 시멘트수요는 대략 100만톤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루사의 경우 도로 등 주요 기반시설의 훼손이 커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복구용 시멘트출하가 늘어났지만 전체 내수출하규모로 볼 때에는 수급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올 태풍피해로 인한 시멘트 수요는 100만톤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의 경우 동절기인 2월까지 작년대비 17%의 출하증가를 구가한 이후 5월까지 작년대비 150만톤 가량의 내수판매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1월과 2월의 경우 지난해의 공사물량이 이월되면서 출하가 늘어난 것이지만 3∼5월에는 건설수요와 함께 본격적인 수해복구물량이 추가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수해복구물량은 올해 수준보다는 다소 낮은 100만톤 내외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시멘트업계는 이번 태풍으로 모두 100억원 가량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라파즈한라의 경우 석회석광산의 피해로 40억원 등 모두 53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으며 동양 30억원, 쌍용 25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박을 통한 수송비율이 높은 이들 동해연안 3개사는 부산 등 남해안지역의 하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육송으로 시멘트를 출하하면서 이에 따른 간접적인 비용이 늘고 있다.
또한 주요 철도수송로인 영동선의 복구가 늦어지면서 일부지역의 시멘트 수급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한일과 성신, 현대, 아세아 등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는 달리 생산시설의 피해가 미미해 전반적인 시멘트 생산이나 수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레미콘·골재등
이번 태풍피해로 인해 강원과 부산·경남지역의 레미콘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원지역의 경우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수해복구공사에 쓰이는 관수용 물량이 255만4천㎥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43만㎥에 비해 78.3%가 늘어난 점에 비춰볼 때 긴급 복구물량을 포함해 강원지역에서만 100만∼150만㎥ 수준의 신규 수요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업체들은 특히 레미콘출하에 필요한 시멘트의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모래의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수해지역에는 모래가 품귀현상을 빚어 타지역에서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물량부족은 물론 가격이 상승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강원지역의 경우 부족한 믹서트럭의 확보나 배차간격, 모래등 골재수급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金德成기자 kds@cnews.co.kr
朴魯一기자 royal@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