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0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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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대란에 폭설까지‥'엎친데 덮친격'
장중진 기자 wndwls@hvnews.co.kr
최근 철강 가격 급등으로 건설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데다 폭설로 인해 충북도내 농가와 제조업체 등의 피해가 속출, 지역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도내 비닐하우스 351ha가 붕괴돼 284억7천여만원의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비닐하우스용 철파이프를 구하기가 힘든 데다 철거전문인력마저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여기에 건설업체들은 철근부족으로 공사기간을 늦추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의 고용을 줄이고 있고, 이 때문에 레미콘 업체와 중장비 대여업체들의 가동률마저 떨어지고 있다. 건설업체의 원자재 수급난과 함께 농업과 제조업까지 잇따라 폭설 피해를 입어 지역경기 침체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닐하우스용 철파이프는 지난해 말 m당 710원에서 794원으로 11.8% 오른 데다 비닐하우스 1동(150평)을 짓는데 파이프 200개(150만원 상당)가 필요해 농민들은 막대한 복구비용을 마련해야 할 처지다.
더구나 주문 후 1개월이 걸리던 파이프 공급이 철강품귀현상으로 2∼3개월 늦어져 복구기간 지연으로 인한 농가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폭설로 인한 제조업체 피해도 9일 현재 청원군이 61개 업체 104억1천여만원으로 가장 많고 △보은군 24개 16억여원 △괴산군 14개 10억8천여만원 △옥천군 10개 10억9천여만원 △청주시 7개 2억5천여만원 △진천군 3개 1억1천여만원 △단양군 4개 6천여만원 △증평군 2개 2천여만원 등 모두 125개 업체 146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이들 제조업체들은 폭설로 인해 공장이나 창고 등이 붕괴돼 생산시설과 제품 출하에 큰 타격을 입어 매출손실이 불가피한 데다 복구자금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철근부족으로 인한 건설업체의 공사기간 지연으로 일용직 고용 인력이 줄고 있다. 청주시 인력관리센터에 따르면 최근 2∼3월 일용직 근로자들이 건설현장에 고용되는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떨어졌다. 레미콘업체도 타격을 입고 있다. 철근으로 기초를 다지고 거푸집을 만든 후 레미콘을 투입해야 하지만 철근이 없기 때문에 기초공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레미콘협동조합 이선호 회장은 “최근 철근부족으로 공기가 지연돼 레미콘 업체들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경기 침체로 포크레인이나 덤프트럭을 빌려주는 중장비 업체들의 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70여대의 중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봉명건설중기(청주시 흥덕구 봉명동)는 지난해 2∼3월에는 가동률이 100%였지만 올해는 이중 50% 정도인 130∼150대의 중장비만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건물, 차량, 건설기계 등이 파손된 업체에 대해서는 2년 이내에 신·개축 또는 대체 취득시 등록세와 취득세, 면허세 등을 면제해 줄 방침”이라며 “도내 비닐하우스 피해농가에 필요한 철거전문인력과 철제파이프 등 복구자재 지원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