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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뉴스

  • 등록일 2004-11-02
  • 담당부서
  • 조회수88
최저가낙찰제 적용공사의 입찰과정에서 무리한 저가투찰을 방지하기 위해 입찰가격 적정성 심사기준을 강화했으나 저가투찰을 방지하는 데는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극심한 침체 분위기에 빠져 있는 건설업계의 영업환경을 감안하고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최저가낙찰제 적용범위 확대계획을 전면 유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업계는 이 같은 요구의 근거로 최근 조달청이 최저가낙찰제를 적용, 강화된 입찰가격 적정성 심사기준에 따라 집행한 신규 국도시설사업의 분석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해 집행된 도로공사는 순창∼운암간 제1공구와 제2공구, 벌교∼주암 1공구, 두교리∼죽산, 법전∼소천, 김천시 국도대체우회도로(양천∼월곡), 현동∼임곡 제2공구, 포항시 국도대체우회도로(일월∼문덕), 성남∼장호원 제3공구 등 모두 9건으로 이들 공사의 평균 낙찰률은 58.4%에 그치고 있다.


최저가낙찰제가 도입된 이후부터 입찰가격 적정성심사 기준을 강화하기 이전까지 집행된 57건의 평균낙찰률 57.33%에 비해 불과 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저가심의제가 도입된 이후의 평균낙찰률과 비교해도 겨우 5%포인트 늘어나는데 불과한 수치로 당초 업계에서 기대했던 상승폭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업계의 우려는 여기서 그치는게 아니라 입찰이 집행될수록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찰률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지난달 20일 집행된 순창∼운암 2공구의 경우 62.9%이던 투찰률은 다음날 집행된 벌교∼주암 1공구에서는 60.4%로, 26일 집행된 두교리∼죽산 및 법전∼소천의 경우에는 58.7%와 57.2%로, 28일 집행된 현동∼임곡 입찰에서는 55.6%로, 그리고 29일의 포항시 우회도로 일월∼문덕 입찰에서는 53.8%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입찰건별 평균투찰률을 비롯해 최저투찰률과 최고투찰률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최고투찰률의 경우 순창∼운암 1공구 입찰에서는 75.1%였으나 29일 집행된 포항시 우회도로 일월∼문덕 입찰에서는 61.3%로 뚝 떨어졌으며 특히 입찰에 참여한 50개 업체중 49개사가 50%대를 일제히 투찰한 것.


이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일감을 확보하지 못했던 건설업체들이 저가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주를 하려는 경향이 강한데다 각 업체의 입장에서는 공종별 실적을 관리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무리 실행에 맞춰 내역을 검토한 뒤 투찰을 하는게 바람직하다고는 해도 현재의 입찰제도와 업계가 처한 여건상 가격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게 업계의 고민이다.


이 같은 고민은 그동안 저가투찰을 피하면서 60% 후반이나 70%대에서 소신껏 투찰해오던 일부 업체들까지 심가기준이 개정되고 나서부터는 저가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아무리 심사기준을 고쳐 낙찰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고 해도 경기가 침체돼 일감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는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주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모든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어 투찰률은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달청 관계자도 “정상적으로 내역서를 검토해 투찰하게 되면 종전보다 10%포인트 정도는 높게 낙찰되겠지만 지금처럼 너나 없이 공사를 일단 따놓고 보자는 분위기에서는 낙찰률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건설업계가 그나마 돌파구를 찾도록 도와주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방향은 최저가낙찰제 적용범위 확대를 유보하는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지방에 영업소재지를 두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가격경쟁이 극심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특히 민간수주나 자기공사가 없는 중소건설업체의 경우 경쟁업체수가 더욱 많아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 적용범위를 예정대로 100억원 이상 공사까지 확대하게 되면 살아남을 업체는 거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李俸杓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