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0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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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기는 복구시스템' 매년 되풀이
[긴급진단, 장마 코앞 아직도 수해복구중]② 왜 늦어지나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타이완에서 일본 남쪽까지 장마전선에서 생긴 비구름이 길게 자리 잡고 있어 내주 중반 제주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 전망이다. 또 예년보다 2∼3일 정도 빨리 시작될 올해 장마는 1개월가량 지속되다가 오는 7월 하순경 끝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수해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간당 50㎜ 이상의 집중호우는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25회 발생해 과거 20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집중호우뿐만 아니라 날로 위력이 강해지고 있는 태풍도 오는 8월까지 2∼3개 정도가 북상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강원도 평창과 인제, 충북 단양·진천 등 전국에서 복구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지난해 수해지역의 경우 재피해가 우려된다.현재까지 절반 밖에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현장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발생한 수해가 이듬해 장마철 이전에 복구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의 수해복구 시스템이 전근대적인 방법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와 태풍이 발생하는 시기는 해마다 6∼9월까지로 피해 발생 시 피해조사, 설계, 시공업체 선정, 착공 등 확정된 일정을 간소화시킬 필요성이 높다.
하지만, 각급 자치단체들은 6∼9월에 발생한 수해를 복구하는 공사 대부분의 착공시기를 이듬해 3월로 잡고, 이를 '조기발주'라고 내세우고 있다.또 비교적 규모가 큰 수해복구 공사의 착공시점은 빨라야 4월, 어떤 공사는 5월에 착공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장마철 이전 수해복구 완공은 '꿈'에 해당되며, 언론 역시 장마철을 앞두고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현장을 집중조명하는 사례를 반복하고 있다.
결국 수십 년을 이어 온 비합리적인 수해복구 시스템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6∼9월 피해 발생과 함께 곧바로 수해복구 공사가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할 수는 없을까.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치단체는 12월 말경 수해복구 공사계획을 수립하고 1∼2월 공사중단 기간을 거쳐 빠르면 3월, 늦으면 5월에 착공하는 시스템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천재지변에 의한 수해복구 공사의 경우 수의계약 및 긴급입찰 제도를 활성화시켜 피해 즉시 항구복구에 돌입하는 등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며 '이를 통해 적어도 장마 2개월 전에 공사를 완료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피해조사와 응급복구, 측량, 설계 등에 이어 입찰을 통한 시공업체 선정, 늑장 예산배정 등이 이뤄질 경우 연말까지 현장사무실 짓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수해 즉시, 복구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예측 가능한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신속하게 집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