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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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성수기 '철근 대란'오나
철근값 폭등에 품귀현상까지… 공사중단사태 우려
건설 성수기를 맞아 주요 건설자재인 철근값이 폭등하고, 부분적으로 품귀현상까지 나타나며 일부 현장 곳곳에서 공사 중단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건설자재의 '뼈대'인 철근을 비롯한 레미콘·시멘트 가격까지 덩달아 치솟고 유화제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원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철근값 폭등 품귀=도내 주요 건설현장에 따르면 아파트 신축 등에 많이 쓰이는 고장력(지름 10㎜) 철근값은 지난 1월초 t당 63만1천원에서 3월 현재 72만원으로 8만9천원이 폭등했다.
이같은 철근값은 지난해 1월 기준 46만6천원과 비교해 1년2개월 만에 약 54%(25만4천원)가 상승한 가격이다.
철근값 폭등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생산 업체들이 고철값 상승 등을 이유로 공급가를 일제히 올리며 현장 소매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철근값이 폭등하며 품귀현상을 빚었던 '철근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주 흥덕구에서 대규모 아파트를 시공하고 있는 건설 시공사 관계자들은 '최근 철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철근을 확보해 전체적인 공정에는 차질이 없지만 값이 계속 폭등하고 있어 철근물량 조기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건자재 공급업체의 경우 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중소 건설 현장에는 철근을 제때 공급하지 않거나, 사전 공급계약을 무시하고 추가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K건설 자재구매 담당자는 '사전에 확보해 놓은 물량이 있어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건자재 공급업체가 추가비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최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철근대란이 현실화 되며 공정차질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건자재 동반 폭등 '자재대란' 조짐=시멘트와 레미콘, 석유화학 제품, 목재 가격 오름세도 심상찮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구매팀 분석에 따르면 올 한 해 철근은 50%, 시멘트는 20%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며 PHC 파일, 모래 등도 20% 이상 오를 전망이다.
가격이 오른 것도 문제지만 가격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출고를 늦추는 일부 공급업체와 사재기에 나서는 업체 때문에 필요한 자재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자재 대란'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 더 큰 걱정이다.
청주지역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자재 품귀 현상으로 자재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철근의 경우 현금을 줘야만 살 수 있고, 돈을 지불해도 공사시기에 맞춰 자재를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건자재뿐 아니라 타일, 장판 등 마감재 가격도 오르고 있어 이는 결국 아파트 분양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 이민수 부장은 '건설업계 특성상 자재 가격 인상은 건설사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따라 원자재 폭등 동반현상은 분양가에 미쳐 그 피해는 결국 입주민에게 전가, 서민들의 허리만 휘청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