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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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 시멘트·레미콘 마비
시멘트 출하량 급감 손실 '눈덩이'
속보=화물연대 파업 닷새째에 이어 덤프트럭을 주축으로 한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지속되면서 지역 곳곳 건설현장의 공사 차질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지역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기계 노조원들의 이틀째 상경투쟁으로 전국을 비롯한 충북 도로, 교량 공사와 아파트 신축 조성공사 현장 등 덤프트럭 수요가 많은 토목 현장의 공사 중단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노조의 파업으로 시멘트·레미콘 운송 중단, 토목공사 지연 등으로 건설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시멘트·레미콘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닷새째 지속되면서 운송 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도내 최대 시멘트 제조업체인 성신양회 단양 공장의 경우 파업 전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도 2만t이 넘는 생산량 대부분을 수요처로 출하하던 이 공장에는 며칠 째 적막과 긴장감만이 감돌고 있다. 육상수송이 닷새째 마비돼 출하량이 1만t 이상 줄어들면서 공장 저장소(사이로)는 물론 다른 지역 저장소에도 출하되지 못한 시멘트가 창고의 여유 공간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출하량이 5만t 가까이 줄어들어 t당 판매가를 5만9천원으로 계산했을 때 이미 2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게다가 건설노조가 16일 파업에 돌입, 그 동안 시멘트 원자재를 실어나르던 덤프트럭 기사들까지 운송을 거부하면서 생산활동까지 차질을 빚고 있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공장 관계자는 '이 상태로 가면 조만간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지 않냐는 체념섞인 목소리가 직원들 사이에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두번째 시멘트 생산공장인 한일시멘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하루 평균 2만t을 수요처로 운송하는 이 업체는 육송 중단으로 화차로만 1만3천t 가량을 지방 5개 저장소로 출하하고 있으나 저장소 적재율이 80%를 초과하면서 조만간 일부 생산라인을 정지시켜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업체 관계자는 '이 상태가 지속하면 일주일내 공장가동을 완전 중단시키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을 전했다.
이처럼 시멘트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도내 일부 레미콘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도내 레미콘 산업도 위태롭기만 하다.
평소 하루 평균 800루베(1루베=1㎥)의 레미콘을 생산해 온 제천 소재 한일레미콘은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간 지난 13일부터 시멘트를 전혀 공급받지 못했다.
제천과 단양의 시멘트 공장으로부터 하루 150~200t의 시멘트를 공급받아 온 이 업체는 파업 이후 저장소에 쌓여 있던 재고 시멘트를 이용해 간신히 공장을 돌려왔지만 이마저 바닥나면서 이날 150루베의 레미콘을 출하하는 것을 끝으로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시킬 계획이다.
이미 전날 재고가 바닥난 다른 레미콘 업체들은 생산 라인을 모두 세운 채 회사 물품 등을 정리하며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걱정스러운 표정들이었다.
하루 평균 700~800루베의 레미콘을 출하하는 괴산레미콘은 지난 14일까지 재고를 이용해 550루베의 레미콘을 생산한 것을 마지막으로 16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밖에 도내 50여개 레미콘 업체 중 이미 10여개 이상이 생산 라인을 정지시켰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이르면 3일 이내에 생산활동을 중단시킬 것으로 업계측은 내다보고 있다.
충북레미콘공급협동조합 관계자는 '도내 레미콘 업체들 중 80% 이상이 하루 벌어 연명하는 중소업체들'이라며 '생산 차질이 장기간 계속하면 이들 업체의 연쇄 도산을 피할 수 없으며 자칫 레미콘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화물연대 충북지부는 이날 청주역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표준임대차 계약 전면 적용'과 '운송료 현실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