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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뉴스

  • 등록일 2008-09-11
  • 담당부서
  • 조회수96
'미분양 늘고 부도공포까지 엄습'
대출금 상환압박·금융비용 증가로 숨통조여


이민우 기자 minu@jbnews.com


설자리 잃어가는 지역 건설업계

최근 원자재값 상승을 비롯한 고유가와 미분양 증가가 지역건설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특히 주택 건설 비중이 높고 규모가 작은 지방 건설사들은 부도 공포에 휩싸여 있다.

청주 중견건설업체인 A건설사의 김모 현장사무소장은 '지금은 단순히 업계의 수익성 악화로만 볼 상황이 아니다'면서 '한순간에 엄청난 (부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체가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무턱대고 밀어내기식 분양을 하고 '정부가 해결해주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을 한 것도 위기를 가중시킨 요인'이라며 '하지만 무리한 분양가상한제 도입, 토공의 선수분양 등 제도적인 문제점을 시급히 개선하지 않으면 건설업체가 대거 부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상 유례없는 미분양 적체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와 대출·세제 등 각종 규제 여파로 수요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건설업계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지역 중견·중소 건설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사정이 나았던 대형업체마저 체감경기지수가 크게 나빠지고 있어 자칫 '미분양 발(發) 연쇄 부도'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무려 5개월동안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최저수준인 50선에서 맴돌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7~11월 이후 처음으로 건설업 체감경기가 최악의 상태라는 것으로 잘 보여준다. 8월 CBSI는 대형업체가 66.7, 중견과 중소업체는 각각 50.0, 38.1에 불과했다.

더욱이 대형업체마저도 6월 대비 10.0P 하락해 80.0을 기록했던 7월에 비해 또 다시 13.3P 하락한 66.7을 기록, 2개월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이에 대해 건산연 이홍일 연구위원은 '주택경기를 비롯한 국내 경기 침체로 대형업체의 주택 및 비주택 건축 물량 침체가 보다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미분양 물량이 정부 공식 발표치인 15만가구 보다 훨씬 많은 25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구당 평균 2억4천만원 정도만 잡아도 무려 45조원이 묶여있는 셈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종균 부회장은 '최근 각 업체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 자산까지 매각하고 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중단, 대출금상환 압박, 금융비용 증가로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역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자산은 줄고 있지만 유동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금 확보가 어렵자 대부분 중소건설사들이 부채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확대, 부동산 규제 추가완화, 민간투자사업 촉진 등 건설경기를 활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9일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여·야 5개 정당과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 등 정부 부처에 건의했다.

협회는 건의문에서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8.1%, 고용 비중 7.9%를 차지할뿐 아니라 금융 등 연관 산업과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에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제회복 견인에 정책의 주안점을 둘 것을 주장했다.

협회는 '공공부문은 SOC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민간부문도 미분양 적체에 따른 자금경색으로 금융기관의 동반 부실화가 우려된다'면서 '건설경기 침체는 후방산업인 철근·시멘트 등의 건자재와 가구·가전업계 등까지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홍일 연구위원은 '올 연말에는 미분양 물량이 20만 가구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자재 값도 정부가 단속한다고 해서 내릴 상황이 아니라 건설업체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이민우


입력 : 2008년 09월 10일 19:52:13 / 수정 : 2008년 09월 10일 19:5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