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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뉴스

  • 등록일 2009-06-01
  • 담당부서
  • 조회수93
지자체 자금압박 후유증 심각
[심층 취재] 예산조기집행 부작용


박상준 기자 sjpark@jbnews.com


최근 각 시·군은 예산 조기집행으로 금고가 줄면서 지방재정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지방교부세가 시·군당 평균 90억원 이상이 감소하면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지방 SOC사업 등 각종 현안사업을 줄줄이 중단해야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또 지자체별로 상반기 조기집행 경쟁이 과열되면서 공사를 따지못한 상당수 건설업체는 하반기 회사경영에 비상이 걸렸으며 시중에 자금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물가인상과 버블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조기집행으로 실물경제는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않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조기집행 실적에 집착하면서 지자체 일선공무원과 건설업계가 다같이 걱정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예산조기집행, 의도는 좋다= 조기집행은 정부에서 쓰기로 한 예산을 최악의 경제 위기가 예상되는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함으로써 실물경제의 위기를 예방하고 경제 위기속에 고통받는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예산 조기집행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침체된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04년 상반기에 재정의 54.8%를 조기집행한 바 있다.

특히 정부재정의 조기지출은 일자리 창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제로 일자리 창출 관련 예산은 최대 70%까지 선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업체는 조기집행으로 인해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받기도 했다.

◆ 지자체 지방채 발행 검토=지방자치단체는 경쟁적으로 조기집행 목표달성에 나서고 있다. 충북도내 12개 기초자치단체 조기집행목표액은 4조430억원이며 이중 집행액은 2조9천310억원으로 집행율은 72.5%(4월말 현재)다. 전국평균 61.8%에 비해 높은편이다. 진천군이 79.4%로 집행율이 가장 높고 청주시가 60.4%로 가장 낮다.

이때문에 충북도는 집행규모가 가장 큰 청주시에 집중적으로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시는 일단 목표달성 보다는 예산에 맞게 속도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청주시의 경우 예산조기집행으로 가용예산이 1천5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3천500억원에 비해 2천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충북도와 타 시·군도 마찬가지 인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문에 자금압박이 심한 시·군은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 지자체 A사무관은 '지방교부세가 삭감된 상황에서 조기집행으로 유동자원예산도 절반이하로 줄어 현안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재정은 열악한데 시중엔 한꺼번에 돈이 풀려 물가불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관련업계도 불만고조=상반기에 공사와 사업이 70%이상 집중되면서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의 경우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충북건설협회 381개 회원사중 상반기에 공사를 못딴 업체가 201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올해도 일반과 전문건설업체의 절반이상이 상반기중 수주를 못할 것으로 보여 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공사를 땄어도 선급금을 70%이상 지급하는 것도 문제다. 자금을 부실하게 운영하거나 엉뚱한 곳에 투입할 경우 또다른 문제가 파생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선급금 비율만큼 하도급업체에게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영세한 하청업체의 기성금 관리도 숙제다.

이밖에 지자체에선 각종 문화·체육행사등을 미리 당겨서 치르는 바람에 하반기 주요 행사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 한꺼번에 풀린 돈의 행처도 문제=경기회복을 위해 조기집행과 유동성 차원에서 풀려나간 예산이 정부와 지자체의 의도와 달리 쓰여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기 집행된 예산과 저금리로 풀려나간 엄청난 돈의 행처도 문제다.

지역경제 살리기에 집중돼야할 돈이 일부 주식과 부동산시장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청주시의 경우 이미 집행된 3천400억원의 예산중 900억원 정도는 시중에 풀린 것으로 보고있다. 버블현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 박상준


입력 : 2009년 05월 31일 20:3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