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1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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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사 악성 루머 '골머리'
부도설·사채유입설 등 '카더라 통신' 난무 … 사전 차단 급선무
2011년 02월 10일 (목) 21:03:31 지면보기 3면 이민우 기자 minu@jbnews.com
#사례 1= 지역 악성 미분양 누적 등 부동산 침체 지속으로 건설업계의 부도설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견건설업체 상당수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업계가 줄초상 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청주 모 건설사는 '3월 부도설'과 '사채유입설' 등에 휩싸이면서 각종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사례 2= 청주 하복대지구에서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는 건설사도 3월께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쓰러지는 등 부도 쓰나미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소문마저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대기업 건설사의 보증으로 부도설은 근거가 전혀 없다.
#사례3=청주 최대 기업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A사는 폐기물업체 선정 독점 비리 투서에 따라 사법기관의 내사설이 몰아치고 있다. 이 회사는 폐기물 처리와 관련, 특정업체가 독식하고 있다는 진정에 따라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독점 폐기물업체는 지역 국회의원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음해성 루머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나는 경우도 있더군요. 억울해서 밤잠을 못잘 정도였습니다.'(피해 업체 임원의 말)
이처럼 어느 업계건 불황기면 늘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하룻밤 사이에 뜬소문이 기정사실화되는 이른바 '~카더라' 식 악성루머.
지난달부터 아파트 미분양 누적, 실적 부진, 준공후 미입주, 내수판매 악화 등 지역 경제계 곳곳에는 각종 악성루머와 뜬소문들이 등장,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청주의 한 대기업이 협력업체 비리로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다더라', '3월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확산될 예정이더라' 등 지역 경제계 안팎에 기정사실처럼 떠도는 소문은 좀처럼 가실 줄 모르고 있다.
불경기에 인사시즌까지 겹친 최근 그야말로 '루머와 각종 의혹의 홍수'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아파트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문의전화가 수십통이 오는데 해명에 해명을 거듭해도 다음날이면 또 다른 루머가 돈다'며 '소문처럼 힘든 곳도 있겠지만, 멀쩡히 일하다 루머를 접하면 왠지 허탈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으로 루머가 난무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관계자들은 '말도 안되는 헛소문'이라고 해도 그냥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뜬소문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업체들 또한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국내 기업들은 모두 허리띠를 졸라맨 채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더욱이 건설경기 급락으로 벼랑 끝에 서있는 중소형 건설사들은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만 버티면 괜찮아 질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안간힘 쓰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이런 악성루머는 '독'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악성루머로 밤을 지새웠다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소문이 퍼졌는데, 그 소문이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업계 관계자들 조차 '진짜 그런 거 아냐?'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루머가 돌면 아무 문제없는 회사들도 바로 힘든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다들 어려움이 큰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악성 루머는 적극적인 해명과 사정당국의 수사에도 헛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오히려 기업의 강력 대응이 소문의 확대 재생산을 유발한다'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그럴듯한 출처와 여러 정황까지 연계되는 등 더욱 부풀어지면서 루머가 아닌 사실로 대중들에 인지된다는 것이며, 결국 시중에 루머가 떠돌기 전 차단하거나 이미 나돌았다면 꼬리를 자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 이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