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1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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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건설 등 한국기업 철수 검토
리비아 현지 주민 건설 현장 침입 잇따라
2011년 02월 21일 (월) 20:52:36 지면보기 5면 이민우 기자 minu@jbnews.com
튀니지, 이집트 민주화 시위 성공 여파로 점차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리비아에서 현지 주민들의 건설 현장 침입이 잇따르면서 국내 기업들이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동부 데르나시에 있는 청주 원건설의 경우 현지 주민들의 현장 숙소 난입 이후, 직원 70여명과 외국인 근로자 1천500여명 등 2천200여 등이 지난 20일 시내 결혼식장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 이 곳에 진출한 건설업체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또 동부 벵가지시의 현대건설 현장에도 지난 19일 주민 20~30여명 난입해 차량 7대를 탈취하고 건설 현장을 불태운 직후 직원 15명이 인근 대우건설 발전소 건설현장으로 대피했다. 외국인 근로자 396명(인도 280명, 방글라데시 116명)도 대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건설업계 초긴장 사태=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의 경우 반정부 시위에 대해 무차별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무아마르 알 카다피 국가 원수가 해외로 피신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리비아에서 가장 활발히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우건설은 현지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책마련을 준비중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리비아에서 3개의 복합화력 발전소와 트리폴리 JW메리어트 호텔공사, 트리폴리 워터프런트 외국인전용 고급리조트 공사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지난달에는 트리폴리 스와니병원 건설공사도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벵가지에서 최근 완공된 메디컬센터의 유지보수를 위한 직원 2~3명이 현지에 상주해 있으며, 발전소공사의 경우 거의 완공단계이기 때문에 현재는 직원들이 많이 철수한 상태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위가 주로 벵가지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현재 수행중인 프로젝트는 대부분 트리폴리에 위치해 있고, 사회간접자본(SOC)라는 점에서 경비들이 지키고 있어 시위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종합상황실 운영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각국의 민주화 시위가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공사 발주물량 감소로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은 다행히 아직은 큰 피해가 없지만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 청주 원건설 현장 안전한가= 원건설은 지난 2005년 리비아에 진출해 리비아 데르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2천세대, 5억달러 규모)를 비롯해 지난해 4월 9천500만 달러(한화 1조1천억원) 규모의 토브룩 신도시 1차 공사를 수주해 진행하는 등 리비아에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특히 리비아 데르나 주민들이 원건설업체 현장의 주택공사 현장을 점거하고, 한국인 근로자 숙소에 침입해 방화하는 등으로 공사수행에 차질을 빚었다.
원건설 현장에는 국내 직원 70여명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직원 등 외국인 근로자 등이 1천500여명이 상주해 있으며, 아파트 조성사업과 도시재생 개발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원건설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 나온 보도와 같이 주민들이 현장에 난입해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며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현재 리비아에는 국내기업 원건설을 포함해 43개사 1천538명이 진출해 있으며, 20개사에서 49개 수주 프로젝트(수주금액 217억 달러)를 진행하고 있다.
◆ 정부 대책 마련 중 중동대책반 24시간 운영= 이처럼 리비아 사태가 격화됨에 따라 외교부와 국토해양부는 중동대책반을 중심으로 리비아 사태에 따른 우리건설 근로자 보호를 위한 신속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중에 있다.
우선, 국토부와 외교부 인력 각 1인을 23일 리비아 현지공관에 급파해 건설인력 및 교민 보호를 전담케 하고, 사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국가위기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큰 경우에는 지난 1월 이집트 사태의 사례에 따라 외교당국과 같이 특별항공대책도 수립할 예정이다.또한 사태 안정시까지 중동대책반을 24시간 운영해 외교당국, 현지공관 및 리비아에 현장을 둔 우리업체 관계자간의 비상채널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외교부에서는 지난 20일 리비아 동부지역을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하고 리비아내 이외 지역은 2단계(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 이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