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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뉴스

  • 등록일 2013-11-22
  • 담당부서
  • 조회수109
삼중고 시름 … 최대 '불황'
[집중취재]지역 건설업계 벼랑끝 몰린다 〈상〉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 지역 건설업계가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 수주난·자금난에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각종 세무·검찰조사까지 진행되면서 건설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에 따른 공공공사 수주 물량 급감으로 근심은 더욱 깊어만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계상황에 도달한 지역 건설업계 현황을 점검한다. / 편집자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정부가 나서서 경기부양책이라도 내놓았는데 지금은 공공물량 발주가 없어 경영난, 수주난, 자금난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청주 지역에서 17년째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6) 대표는 공공공사 수주가 없어 걱정이 갈수록 태산이다. 김 대표는 가뜩이나 휘청거리던 지역 건설업계가 '그로기'상태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시장 회복이 더딘데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공공수주가 막히면서 '돈 나올 구석이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미 건설사들은 공공수주 부진, 건설 수익성 악화 등으로 현금흐름 등 재무상황이 최악'이라며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건설사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실적이 250억원에 가까운 지역 중견업체다. 주택건설 실적도 1천여세대에 이른다. 시평액 순위도 충북지역에서는 20위권에 들 정도로 탄탄한 회사며 지역내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면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어음을 발행했다가 부도를 맞은 것도 아닌, 자발적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직원들을 하나 둘 내보냈다. 한때 현장 직원을 제외한 회사 상근인력이 30여 명에 달하던 이 회사는 최근 직원들 상당수가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건설업계는 최근 들어 건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고 했다. 물량을 따르더라도 수십여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릴 만큼 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돈맥경화'에 걸리면서 스스로 문을 닫는 등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청원 중견 건설사 정모(45)대표도 'IMF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건설업을 더 이상 영위하기가 무척 힘들어졌다'고 푸념하고 있다.

정 대표는 '공공공사 급감과 함께 건설경기 불황에다 현금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며 '업체 난립과 수주 부족으로 현재 지역 업계는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관계자는 '지역 일반건설을 운영하려면 연간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회사 경비로만 10억원 안팎 소요되는데, 4~5억원 규모의 소규모 공사를 따내서는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이 같은 상황이 해마다 되풀이 되면서 지역 건설업계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또 '대전, 충남·북 등 충청권 공공공사 발주물량이 약 2천억원대 감소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돼 건설 일감이 줄면서 지역 내 전체 건설업계 중 약 30~40% 정도는 단 한 건의 공공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며 '갈수록 업계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며, 이제는 성장이 아닌, '현상유지 또는 퇴출'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경배 건설협회 충북도회장은 '정부가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는 하나 건설사들의 자금조달과 관련된 규제는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여서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공공사 급감과 함께 SOC 사업의 축소 및 폐지 등에 따른 건설 물량이 없어 업체의 경영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