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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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철도·충북선 고속화 등
면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 높아
동해북부선, GTX-B·C노선도
면제 결정 땐 내년 본격 착수
정부가 대규모 SOC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적용 대상에 철도사업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여 문재인 정부 임기내 남북철도연결사업을 비롯한 이른바 ‘철도사업 르네상스’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예타 면제를 추진하는 등 SOC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 물량난에 시달리는 건설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남부내륙철도ㆍ충북선 고속화 유력
25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에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광역권 교통ㆍ물류 SOC사업을 추진하고, 신속한 진행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예비타당성 면제대상 사업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안팍에서는 대규모 지역 철도사업이 대거 선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관계기관 TF를 구성한뒤, 11월 지자체 의견수렴을 거쳐 대상사업을 12월 확정할 계획이다.
대상사업 1순위로 영남지역에선 ‘남부내륙철도’, 충청지역에선 ‘충북선 철도 고속화’가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 등 여권 유력 정치인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강력하게 요구한 사업들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맞물려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후보시절 경부선ㆍ경의선과 연결되는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 추진을 대표 개발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총 사업비 5조3000억원 규모로 김천∼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를 연결하는 총연장 170.9㎞ KTX 노선이다.
이시종 충북지사 역시 후보시절 ‘강호축’ 개발의 핵심사업으로 ‘충북선 철도 고속화’을 내세우며 3선에 성공했다.
충북선 철도노선 선형을 개량하고 충북선 철도와 호남고속철도, 중앙선 철도를 연결해 X축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2017년 1월부터 KDI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이번 예타 면제 추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남북철도연결사업도 포함이 유력하다.
그 중에서도 강릉~제진을 연결하는 동해북부선 발주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선 철도 연결사업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 진행하기로 한 만큼, 예타 면제가 확정되면 기본계획 수립 후 내년 발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1∼2개 공구가 먼저 발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ㆍC노선이 선정될 경우 속도를 낼 것을 보인다.
인천 송도∼경기도 마석을 잇는 B노선은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9월 예타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예타 면제가 확정되면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내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도 가능할 전망이다.
고용ㆍ성장률 부진이 배경
한편, 문재인 정부가 대규모 SOC 사업 예타 면제를 통해 조기 착공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SOC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집권 초기와 비교해 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집권 초기만해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SOC사업 투자를 적폐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내년 예산에 생활형 SOC 사업 증액을 반영하면서 변화 조짐을 보이더니, 이번 대책을 통해 대규모 SOC사업에 대한 조기착공 지원계획을 내놨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용부진과 세계경제 흐름과 동떨어진 성장률 부진이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SOC 사업에 예타 면제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고용부진이 이어지고 경제침체가 지속되자 이를 벗어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 효과가 큰 SOC사업에 사실상 SOS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세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의 SOC 투자 기조가 달라지고 있다. 결국 경기 침체와 고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SOC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ㆍ한형용기자 newsp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