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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뉴스

  • 등록일 2019-01-18
  • 담당부서
  • 조회수130
올 들어 한파와 미세먼지가 동반 기승을 부리며 옥외작업이 대부분인 건설현장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고 있다. 공기(工期)와의 사투를 벌이는 건설사들은 수시로 멈추는 작업에 애가 타고, 건설근로자들은 건강문제뿐 아니라 일감 단절로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 3개 광역시ㆍ도는 지난 13일과 14일, 15일 사흘 연속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시행된 조치였다.

13일부터 15일 오전까지 이들 시ㆍ도의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는 50㎍/㎥를 훌쩍 넘었다. 15일 오전 기준으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22㎍/㎥, 경기는 128㎍/㎥를 기록했다. 이날 농도가 가장 높았던 충북의 경우 137㎍/㎥에 달했다.

한파 역시 기승이다. 영하권 수준의 한파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데, 한파가 주춤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반복되며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기상 ‘겹악재’에 건설현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매년 동절기(12∼2월) 건설현장의 작업량은 평소의 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파주의보ㆍ경보 발령 때 작업 자체가 불가능해 가동을 멈추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게다가 콘크리트 양생에 어려움을 겪어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여름엔 이틀이면 끝나는 콘크리트 양생이 동절기에는 열흘까지 걸리는 탓이다.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밀실에 피운 갈탄에 매년 건설근로자들이 질식사고를 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공공사의 경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면 어김없이 ‘작업중지’ 지침이 떨어진다.

이 같은 이유로 공사기간과 싸우는 건설현장의 피로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 하남시의 한 공공발주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하루종일 온전히 작업할 수 있는 날은 10일 중 3일 정도 될 것”이라며 “그나마 지난해부터 폭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연장된 공기를 발주청이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공사기간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토로했다.

건설근로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뜩이나 부족한 겨울철 일감이 더욱 줄어든 탓이다.

서울 남구로역 인근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매일 내국인력 1000여명 가운데 300∼400명이 이곳에서 건설현장으로 나가지만, 올해 들어 절반가량으로 떨어졌다”면서 “인력사무소에 일감을 묻는 인력들도 이제는 거의 기대를 하지 않는 듯하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의 오피스텔 신축공사현장에서 일하는 형틀목수 A씨는 “규모가 작은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 현장은 미세먼지, 한파 등으로 작업을 멈추는 경우가 많지 않아 운이 좋으면 이들 현장에서 일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평소보다 좋지 않은 건강이 체감되고, 아무래도 사고 위험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 권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