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202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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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건협 회장, 업계 봉사 신념에 따라 기관 개혁 완수할 것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사진)이 건설업계를 이끌게 된 첫 해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김 회장은 올 한 해를 ‘새로운 도전’으로 요약했다.
지난 30년 이상 건설사업이라는 외길 인생을 걸어오다가 건설업계 수장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맡고 동분서주했다,
그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크고 작은 어려움도 겪었지만, 수북이 쌓인 과제들을 하나둘씩 해결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취임 첫 해인 만큼 건협과 유관기관 등 집안 살림을 챙기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김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준비하는 건설산업의 과제와 방향을 짚어보고, 그가 구상하는 유관기관 개혁론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건협의 주요 성과는.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물량 창출과 공사비 정상화, 규제 개선에 역점을 뒀다.
먼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지난 5월부터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는 SOC(사회기반시설) 예산을 올해보다 2.8조원(11.9%↑) 증액한 26조원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예산 등을 2조2840억원 증액해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늘어난 공공공사 물량으로 업계의 숨통이 조금 트이지 않을까 기대한다.
회원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적정공사비 확보와 관련, 표준품셈 개선으로 상반기 3000억, 하반기 5000억원의 공공공사비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그 외에도 발주자의 일방적 하자담보책임기간 연장 제한 등 불공정행위를 개선했고, 종합심사낙찰제 동점자 처리기준을 개선하기로 정부 약속을 받아내는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또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제도화했고, 적격심사 경영상태 만점 기준 완화 등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공공공사 참여를 확대시켰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초과 유보소득세 도입, 집단소송제 제정,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 최근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규제법률이 발의돼 업계의 걱정이 큰 상황이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이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주 처벌형량을 두고 있는데, 추가적인 법률을 제정해서 이중, 삼중으로 처벌하겠다고 하니 답답한 심정이다. 처벌 위주의 정책보다는 현장 특성에 맞는 사전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참여자별 역할에 따라 걸맞는 책임이 주어지도록 해야 효과적인 안전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방향의 업계 대안을 가지고 적극 대응하겠다.
초과 유보소득세의 경우 유보금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건설업 특성을 감안해 건설업 등 등록요건을 갖추고 생산활동을 하는 정상기업은 제외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은 전문 브로커를 통한 기획소송이 우려되고 있는 만큼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업계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올해 건설 생산체계 개편이 뜨거운 감자였다.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건협의 대응방안은.
종합·전문건설업 간 칸막이를 폐지하는 생산체계 개편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지난 40년 간 유지된 비생산적인 체계가 정부와 업계의 협조 하에 전면 개편된 것이다.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종합·전문업체 간 공정경쟁을 통한 생산성 향상, 품질 제고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시장구조 재편에 따른 혼란도 우려된다. 건협은 상호실적 인정기준, 건설공사 발주 세부기준 등 하위규정 마련시 종합건설업계의 불이익 및 시장 혼란이 최소화되도록 적극 대응 중이다.
또한, 종합건설업체가 전문건설시장에 진출할 경우 직접시공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사례조사 등을 통해 종합건설업체의 직접시공 역량을 제고할 생각이다.
아울러 생산체계 개편뿐만 아니라 업종, 하도급 제도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업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국 시·도회와 협조해 적극 교육, 홍보할 예정이다.
△취임 이후 건협 및 유관기관에 대한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회장 취임 후 살펴보니 건협을 비롯해 연구원, 교육원, 조합 등 유관기관 모두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어 이를 개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먼저 건협부터 개혁했다. 건협은 회원들이 힘들게 사업해서 번 돈으로 회비를 내어 운영하는 민간단체다. 그런데 건협 직원이 100명이나 되면서도 아르바이트생 등 41명의 계약직을 쓰고 있었고, 회의며 행사도 호텔에서 하는 등 재정이 부실했다. 이에, 건협의 조직을 업무량에 맞게 조정하고, 41명의 아르바이트생 및 계약직을 계약기간 종료에 맞춰 정리해 13억원의 예산을 절약했다. 회의와 행사도 건설회관 회의실에서 하도록 해 5억원 이상의 예산을 아꼈다. 임원들이 연봉 이외에 과도하게 받아왔던 연간 2~3개월분의 퇴직금을 법정퇴직금과 동일하게 1개월분으로 조정했고, 3개월치 봉급에 해당하는 전별금도 없앴다. 업무추진비도 적정 수준으로 삭감해 연간 총 26억원가량의 예산을 절감했다.
신문사에 대해서는 공모를 통해 언론전문가를 CEO로 영입하고, 제호도 바꾸는 등 종합지로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으며, 퇴직금 등 건협의 개혁내용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연구원은 건협과 조합에서 매년 수십억원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방만한 해외출장비와 업무추진비, 연구직들의 부적절한 부업활동 등으로 자립경영의 토대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적임자를 원장으로 선임했고, 건협의 개혁사항을 연구원에도 그대로 적용하도록 해 경쟁력 있는 연구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조합에 대해서는 방만경영 혁신을 요구해온 조합원들의 뜻을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제일 먼저 예산을 적정화했다. 그 일환으로 내년도 예산에서 불요불급한 비용 115억원 정도를 삭감 조정했다. 과도한 업무추진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하고, 그간 건협에 지원해오던 행사비를 전액 삭감했다. 임원 퇴직금 등은 건협 개혁 내용과 동일하게 적용시킬 예정이고, 앞으로도 예산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예산편성 및 지출을 엄격히 하겠다.
△조합의 방만경영에 대해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조합원들은 조합을 소위 ‘신의 직장’이라고 한다. 그만큼 하는 일에 비해서 많은 보수를 받아간다는 뜻일 것이다.
건설 보증시장이 독과점 구조로 제도적으로 인정받다 보니 다른 금융기관처럼 치열한 경쟁 없이도 손쉽게 돈을 버는 구조로 돼 있다. 지난해의 경우 조합원으로부터 2228억원의 보증수수료를 받았으며, 예금·융자금 등에서 발생한 이자수입만 해도 1273억원이나 된다.
이와 같이 손쉽게 번 돈으로 조합 임직원들은 급여 이외에도 각종 수당을 포함해 억대 이상의 고액 임금을 받아가고 있으며, 방만한 업무추진비 사용 등 과도한 혜택을 누려왔다. 이로 인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계속됐고, 내년도 예산조정도 이러한 맥락에서 일부 이뤄진 것이다.
조합 자산이 낮잠을 자고 있는 게 더욱 큰 문제다. 조합 자산 6조3000억원의 10% 수익률만 올리더라도 매년 6300억원의 자산운용 이익을 낼 수 있는데 현재는 정기예금에만 넣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는 금융전문가를 영입하고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조직 및 제도적 기반을 갖춰 돈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조합 정기총회에서 지점 통·폐합 등 조합원들의 개혁 요구가 거셌는데, 그 진행상황 및 향후 계획은.
조합에 대한 개혁 요구는 조합원들이 다년 간 끊임없이 요구해왔던 것이고, 지난달 조합 정기총회에서 이 부분이 지적된 것이다.
조합원들이 요구한 지점 통합과 관련해서는 다른 조합들의 사례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다른 조합들의 경우 영업점 직원 1인당 연간 보증건수가 평균 3172건인데, 우리 조합은 1131건으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현재 39개 지점의 3분의 1만 있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미 설비공제조합은 권역별로 지점을 6개로 통합해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모든 금융기관들이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 통폐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중장기적으로 현 지점수의 86%가량을 줄이는 지점 통폐합 작업에 착수했다.
따라서, 조직 효율화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본다. 다만,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며, 지점을 통합하더라도 강제적인 인원 감축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퇴직자 수 만큼 자연 감소시켜 직원을 더 뽑지 않고 점차적으로 줄여 운영해 나간다면 조합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합 개혁과 관련해 자리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 아니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들이 계신데, 제 사명은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조합과 유관기관을 개혁해서 모든 기관이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국가정책에 부응하면서 모든 기관이 상생발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욕을 얻어 먹더라도 제 사명을 반드시 수행해 나갈 것이며, 이러한 개혁이 가시화되면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다.
△향후 건설산업의 과제와 앞으로의 계획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대내외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스럽다. 국가경제와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지금까지 달려왔고 앞으로도 정진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새로운 건설일감 창출, 적정공사비 보장, 생산체계 개편 후속 대응, 강화되는 각종 규제에 대한 대응 등에 역점을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부도 건설업계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건협도 모든 국가정책에 적극 협조해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건협 및 유관기관의 내부 개혁에도 끊임없이 정진해 나갈 것이다. 건협 회장이나 제가 맡고 있는 직위는 모두 무보수 명예직이기 때문에 어떠한 사심도 없으며, 저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도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건협과 관계기관들을 바르게 개혁해 나가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출처 : e대한경제 박경남기자(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