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SOC?예산과 난립하는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까지 충북 건설업계는 어느 때보다 찬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 6월 새로운 건설업계의 요구와 여론을 전달한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유정선 회장이 새롭게 취임했다.
유 회장을 만나 지역 건설업계의 목소리와 향후 협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취임 소감 한 말씀...
현재 건설산업은 일감 부족과 자재비 인건비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각종 규제 등으로 역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앞으로 4년간 회원 여러분과 하나가 돼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자 한다. 회원을 위해 봉사한다는 초심을 잊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한분 한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협회와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회원 여러분과 함께 나아갈 것이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로 도내에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도민들께 도움이 되고자 회원사로부터 성금을 모금했다. 1억 5천여만원이 협회로 모여 수재민 지원을 위한 성금과 물품을 피해지역에 전달할 수 있었다. 지난 2017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수재의연금 모금이었는데 가장 많은 회원사가 동참해주셨다. 회원의 결집력과 우리 건설인들의 선한 영향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회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 대한건설협회와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는...
1947년에 설립된 대한건설협회는 7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단체이다.
대한건설협회가 건설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중앙본부라면 충북도회를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회는 지역 내 현안에 중점을 두는 지역사령부이다.
건설업이 고용과 연관산업에 미치는 경제효과에 대해서는 익히 아실 것이다.
협회의 전 임직원은 지역건설업체의 공사 수주 및 경영정상화 지원을 통한 지역 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지역 예산의 역외유출 방지를 약속했는데...
충북은 민간부문 건설투자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해 지역 건설업계는 공공부문 의존도가 대단히 높다,
중소·영세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에서 발주되는 중·대형 공공공사를 타 지역 업체가 수주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산의 역외 유출은 물론 중소업체의 성장발판 또한 유실되는 것이다.
발주기관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역업체의 공사 수주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효과를 감안해 사업계획 단계부터 적극적인 공구 분할을 검토·시행할 수 있도록 발주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다.
지역 내 사립학교공사 발주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
교육청 등에서 발주하는 학교 공사는 공공건축부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국공립학교는 교육청에서 발주하여 지방계약법령을 준수하지만 사립학교는 특별한 기준이 없어 국가나 지방계약법령 중 준용할 법령을 선택할 수 있다.
지방계약법령 상 지역제한공사의 대상은 100억원 미만이지만 국가는 83억원 미만이다.
최근 지방비가 투입된 모 사립학교 발주공사가 100억원 미만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국가계약법령을 적용해 전국대상으로 발주돼 외지업체에서 수주한 사례가 있다.
지방계약법령을 준용했으면 예산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도의회와 교육당국, 조달청 등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 건설업계가 침체돼 있다...
건설업계를 침체시킨 주된 원인으로는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는 일거리와 수익성 악화를 꼽을 수 있다.
회원사의 실적신고 현황을 살펴보면 연간 1건도 수주하지 못하는 업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수주를 해도 문제다. 일부 발주기관에서는 예산절감을 이유로 설계 시 낮은 단가를 적용하거나 일부 내역을 누락시킨 채로 발주한 뒤 설계변경도 받아주지 않는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손실은 고스란히 건설사가 떠안는다.
SOC 예산 확대가 답이다.
노후된 인프라에 대한 개량과 안전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산이 확보된다면 도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신규일감도 창출될 것이다.
또 적정공사비를 보장하기 위한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야 안전한 시설물을 구축할 수 있다.
침체 된 건설업계의 활성화를 넘어 도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SOC 예산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충북도회를 어떻게 이끌 생각이신지...
협회와 회원이, 그리고 회원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열린 협회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업계의 상황이 어려운 만큼 협회가 기댈 수 있는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회원이 겪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과 불합리한 규제를 혁파하기 위해 협회가 앞장서 회원의 권익을 지켜나갈 것이다.
회원 간 화합과 정보교류를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여 회원 스스로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계기도 만들고 싶다.
우리 충북에는 시·군 단위로 10개의 지역별 협의회가 있는데 이 협의회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자 한다.
지역협의회의 역량이 결집되면 그것이 바로 충북건설협회의 위상제고로 이어지리라 본다.
▲회원사들을 위한 협회 차원의 노력은...
건설 관련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면서 산업 내·외부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조금만 삐끗해도 행정처분, 형사처벌 등 회사의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회원사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변경되는 제도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일선 현장에서 발생하는 회원사의 애로사항을 취합해 발주기관과의 간담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회원사가 개별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협회로 목소리를 모아주시면 힘이 돼 드릴 수 있다.
전전긍긍하지 마시고 협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주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건설업계를 대표해 도민들께 한 말씀
최근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나 붕괴사고 등으로 건설업계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일부 사건·사고만 보고 건설인 전부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건설인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공간예술가이다.
대부분의 건설인은 부족한 공사비와 공사기간 등 악조건 속에서도 하나의 예술작품을 완성시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건설인은 도민의 생활 안정을 책임지는 사회복지사이다.
사회기반시설 건립과 주택공급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재난발생 시 피해복구 및 피해자 지원에 누구보다 앞장선다. 건설업계에 대한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 출처 : 충북뉴스 곽근만기자(2023.08.21.)